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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장에 복귀한 첫날이었다. 둘째가 어린이집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았고, 셋째는 아직 돌도 안 지난 시기였다. 출근길에 나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가계부 앱을 켰다. 늘 반복되는 고정비 지출 목록이 화면에 가득했다. 대출 원리금, 전세대출 이자, 육아용품비, 어린이집 비용, 보험료, 교통비, 식비… 그리고 남는 돈은 고작 몇십만 원 남짓. 나는 문득 생각했다. "이대로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? 아이 셋을 키우면서도 자산을 늘릴 수는 없을까?"
이 질문은 그날 이후 나와 남편의 일상을 바꾸었다. 우리는 삶의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으로 독립된 구조를 만들기 위해 치밀한 재무 구조를 점검하고, 포트폴리오를 재설계했다. 결과적으로 우리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산을 매년 천만 원 이상씩 늘려가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.
이 글은 우리처럼 고정비 부담이 큰 30대 부부들에게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정리한 전략 보고서다.
1. 30대 맞벌이, 아이 셋 가정의 재무 현실
1-1.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
30대 맞벌이 부부의 평균 가계 수입은 대략 600만 원에서 800만 원 수준이다. 하지만 아이 셋이 있는 가정이라면 지출 구조는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탄탄하다. 특히 고정비용이 높은 구조에서 유동자금은 점점 줄어든다.
- 육아비: 어린이집, 유치원, 사교육비, 병원비 등으로 월 100만 원 이상 소요
- 주거비: 아파트 대출 원리금, 관리비, 공과금 등으로 월 150~200만 원
- 보험료: 생명보험, 건강보험, 교육보험 등 가족 단위로 가입하면 월 30~50만 원
- 식비 및 생활비: 자녀 인원수에 따라 월 100만 원 이상
이 모든 것을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잉여 자금은 5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. 이마저도 변수 비용이 발생하면 쉽게 소진된다. 이런 구조에선 “투자”는 사치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.
1-2. 자산과 부채의 구조적 분석
우리 가정의 자산은 크게 부동산과 금융자산으로 나뉘었다.
- 실거주 아파트 1채 (시세 약 8억 원)
- 금융자산 약 2,500만 원 (예금, 펀드, IRP, 주식 포함)
- 부채: 전세보증금 반환 예정 금액 2.1억 원, 마이너스 통장 2억, 신용대출 5,200만 원
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3억 원 중반 수준이었지만, 부채의 구조가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점이 문제였다.
특히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 부담이 가계 압박으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였다. 우리는 이 구조를 ‘보수적이고 지속가능한’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 큰 틀에서의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필요했다.
2. 안정적인 자산 성장 전략
자산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은 '빠른 수익'이 아니라 '지속 가능한 흐름'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.
특히 30대 맞벌이 부부처럼 육아, 주거, 교육 등 필수 지출이 많은 가정에서는,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꾸준하게 확보하는 방식이 필요하다.
이를 위해 우리는 자산 구성의 기본 틀부터 다시 정비했다.
2-1.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
기존에는 자산의 80%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었다.
하지만 부동산은 거래 비용이 크고, 유동성이 낮으며, 시장 변화에 따라 급격한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.
따라서 실거주 아파트는 그대로 유지하되, 추가적인 부동산 투자는 유보하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했다.① 금융자산에 매달 자동이체
우리는 매월 남는 잉여자금 30~50만 원을 꾸준히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했다.
주요 투자 대상은 다음과 같았다.- 국내 ETF (TIGER200, KODEX 코스피)
- 해외 ETF (S&P500, 나스닥 추종 ETF)
- 적립식 인덱스펀드
- 비과세 장기저축보험 (10년 이상)
이러한 상품들은 대부분 분산 투자 효과와 낮은 수수료, 그리고 복리의 힘을 누릴 수 있다.
특히 ETF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따라가기 때문에,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에게 최적의 대안이 된다.② 자산 재배분 비율을 정리
처음에는 90% 부동산, 10% 금융자산이었던 구성을
→ 70% 부동산, 30% 금융자산
→ 장기적으로는 60:40 비율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계획하였다.③ 어린이 보험, 학자금보험 정리
과거에 가입했던 수많은 저축성 보험은 수익률이 낮고 유동성이 떨어졌다.
우리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일부 보험을 해지하고, 그 금액을 ETF에 재투자함으로써 2~3배 이상 효율적인 자산 활용 구조를 만들었다.
2-2. 연금과 교육비 분산 포트폴리오
연금은 노후의 삶을 지탱할 가장 확실한 자산이다.
특히 세액공제와 복리수익이라는 이중 혜택은 자산 성장 전략에서 결코 놓쳐선 안 된다.① IRP, 개인연금 자동납입 세팅
- 남편: IRP 월 25만 원, 개인연금펀드 월 10만 원
- 아내: IRP 월 25만 원, 개인연금펀드 월 10만 원
→ 연 600만 원 납입, 세액공제 16.5% 적용으로 매년 약 100만 원 세금 환급 효과
특히 연금계좌는 ‘20년 이상 유지’할 경우 수령 시 세율 3.3%~5.5%의 저율 과세가 적용되어, 절세 효과도 탁월하다.
② 자녀 교육비 전략: 개별 분산 시스템 도입
3명의 자녀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투자하지 않았다.
각 자녀의 연령, 성향, 흥미도, 성취도에 따라 맞춤식으로 교육비를 집행했다.- 첫째(초등 고학년): 사교육비 월 25만 원, 온라인 튜터 활용
- 둘째(초등 저학년): 방과 후 프로그램 및 홈스쿨링 자료 사용, 월 10만 원
- 셋째(미취학): 공공기관 문화센터, 어린이도서관 중심 활동, 월 5만 원 이내
이렇게 함으로써 월 60만 원 이내에서 세 아이의 교육비를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었으며, 동시에 아이별로 만족도도 높아졌다.
③ 교육보험 대신 직접 운용
기존 교육보험 대신, 자녀 명의로 주식계좌와 예금계좌를 각각 개설하여 부모가 일정 금액을 자동 이체하도록 설정했다.
장기적으론 대학 등록금 등 교육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10~15년 이상 운용 계획을 세웠다.
2-3. 유동성 확보 전략
고정비를 줄이기 어려운 구조에서 유일한 해법은 유동성(현금의 흐름)을 확보하는 것이다.
자산이 많아도 현금이 없으면,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.① 생활비 3개월치 비상금 계좌 운용
- CMA 통장에 900만 원 확보 (생활비 3개월치 기준)
- 절대 출금하지 않는 계좌로 설정하고, 예기치 못한 의료비, 갑작스러운 수리비, 실직 등 ‘위기상황 대응 자금’으로만 사용
② 자동화된 예비비 충전 시스템
- 월급 수령 시 자동으로 CMA 계좌에 일정 비율(5~10%) 충전
- 이 계좌는 급여일 기준으로 리셋되지 않으며, 충전만 되는 구조
③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는 보험 관리
불필요한 종신보험, 과잉 가입된 실손보험 등을 정리하고- 적정 수준의 실손보험
- 긴급 상황 대비 입원 일당형 보험
정도로 단순화하였다. 이를 통해 월 20만 원 이상의 보험료를 절감하고, 그만큼 유동성을 강화했다.
3. 부채관리와 리스크 분산 방법
현대 재테크에서 ‘부채’는 양날의 검이다.
잘 활용하면 자산을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지만, 통제하지 못하면 가정 전체의 재무구조를 위태롭게 만든다.
특히 고정비 지출이 많은 30대 맞벌이 가정에서는 부채를 ‘통제 가능한 수준’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.
3-1.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 운용법
① 마이너스 통장 관리 전략
마이너스 통장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매우 유용하지만, 상시 사용하면 가계 재무구조에 혼란을 준다.
우리는 아래의 원칙을 수립했다.- 사용한도는 전체 한도의 50% 이내
- 인출 후 1개월 내 30% 이상 상환
- 마이너스 통장 내역은 가계부에 ‘부채 항목’으로 기록하여 월별 모니터링
실제로, 마이너스 통장을 상시 사용하던 시기에는 지출에 대한 죄책감이 줄어들어 소비가 무분별해졌다.
하지만 이 원칙을 도입한 이후엔 신중한 소비가 가능해졌고, 3개월 만에 사용액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.② 신용대출 조기상환 전략
신용대출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, 상환을 우선시해야 한다.
우리는 매달 투자금 중 일부를 신용대출 상환에 할당했고, 다음 기준을 적용했다.- 대출금리 ≥ 예상 투자수익률일 경우: 상환 우선
- 대출금리 < 예상 투자수익률일 경우: 일부 투자, 일부 상환 병행
- 변동금리 상품은 향후 금리 상승을 고려해 조기 상환 목표 설정
이렇게 금리 환경을 고려한 접근을 통해, 투자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었다.
3-2. 레버리지 투자, 어디까지가 안전한가
부동산, 주식, 암호화폐 등 다양한 자산에서 ‘레버리지(대출을 통한 투자)’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.
하지만 이는 시장이 상승할 때만 유효한 전략이다. 하락기에는 위험이 몇 배로 커진다.① 레버리지 한도 규정
우리는 아래의 원칙을 정했다.- 총 부채가 순자산의 60%를 넘지 않을 것
- 투자목적 부채는 전체 자산의 20% 이내
- 레버리지로 산 자산의 손실 가능성 30%를 기준으로 버틸 수 있는가?
예를 들어, 5,000만 원을 빌려 투자했을 때 30% 손실 시 1,500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는데, 이 금액을 감당할 여유자금이 없다면 투자는 무조건 중단했다.
② 리스크 관리 툴 활용
우리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다음과 같은 도구를 병행 사용했다.- 가계부 앱에 ‘대출 관리’ 항목 설정
- 자동 알림: 대출이자 납입일 7일 전 문자 수신
- 대출이력 기록: 상환률, 상환예정일, 이자 총액 등 그래프로 시각화
③ 위기 대응 시뮬레이션
금리 1% 상승 시 가계에 미치는 영향, 소득이 10% 감소했을 때 가계 구조 등을 시뮬레이션하여
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‘가상 테스트’를 6개월마다 실시했다.
이는 위기 시 감정적으로 판단하지 않게 만드는 훈련이었다.
4. 재테크 실천 팁과 월별 실행계획
이제 전략을 세웠다면, 남은 것은 **‘실행력’과 ‘지속성’**이다.
많은 사람들이 재무계획을 세우고도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‘일관된 실천’이 어렵기 때문이다.
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과 생활 밀착형 루틴을 만들었다.
4-1. 월급 자동 분산 시스템
매월 급여일에는 5개의 다른 계좌로 자동이체가 설정되어 있었다.
분류비율목적생활비 계좌 40% 식비, 공과금, 교통비 등 고정 지출 투자 계좌 20% ETF, 펀드, 주식 자동매수 저축 계좌 10% 단기 목표(여행, 명절비 등) 비상금 계좌 10% 위기대응, 의료비, 고장 수리비 대출상환 계좌 20% 마이너스통장, 신용대출 등 원금상환 이 방식은 수동 조작을 최소화하면서도 계획에 따른 실행률을 95%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.
한 달 단위로 흐름을 시각화해 체크하며, 분기마다 비율을 조정했다.
4-2. 아이 셋 가정을 위한 정부 지원 활용법
다자녀 가정이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은 의외로 다양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.
활용한 지원 항목:
- 자동차 취득세 면제: 7인승 이상 차량 신규 구입 시 적용
- 양육수당 및 아동수당: 자녀 1인당 최대 20~30만 원
- 다자녀 특별공급: 공공분양, 민영 아파트 청약 시 가점 우대
- 전기요금 할인: 월 20% 이상 할인
- 학자금 대출 우대: 고등교육 시 활용 가능
- 건강보험료 감면: 소득 기준에 따라 적용
우리는 이 모든 항목을 ‘정부혜택 리스트’로 만들고, 매년 신청 여부를 갱신하며 사각지대를 방지했다.
실제로 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함으로써 연간 약 250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었다.
무너지지 않는 재테크의 뼈대
세 아이를 키우면서도, 우리가 꾸준히 자산을 늘려갈 수 있었던 비결은 ‘대박’이 아닌 안정된 시스템에 있었다.
한때는 우리도 “어차피 돈은 모으기 힘들다”는 생각을 했고,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.하지만 작은 습관 하나부터 바꿨다. 가계부 작성, 자동이체, 주 1회 가계 회의.
이런 습관들이 모여 '무너지지 않는 시스템'을 만들었고, 그 시스템이 우리 가정을 지탱했다.투자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.
지속성 있는 구조와 예측 가능한 흐름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다.당신도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.
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뼈대를 먼저 만들고, 그 위에 기회를 얹으면 된다.
자산은 버는 만큼이 아니라, 남기는 만큼 쌓인다.
그리고 남기는 돈은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.'재테크·투자' 카테고리의 다른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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